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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망생이/초짜망생이 튜토리얼

작가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누가 한 말인지를 기억 못 하는 게 정말 안타까운데

내가 글 쓰겠다는 사람들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작가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이다



정말 그렇다. 무언가 머릿속에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그걸 글로 쓰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그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인 것이다.


그런 사람이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거다.

물론 그런 사람 모두가 작가가 되는 건 절대 아니다.


최소한 글을 쓰겠다고, 작가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하고 싶은 말'은 늘 가슴 속에 있어야 한다.

꼭 정치와 역사를 아우르는 거대담론일 필요는 없다.


안데르센은 미운 오리새끼가 결국 백조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그 동화를 쓴 것이다.


독서를 한다거나 살아가면서 뭔가를 많이 느낀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하나둘 쌓여간다. 그런 것들이 

잔뜩 쌓여 가슴 속에서 마구 터져나올 것 같은 뜨거운 울림이

폭발하면 진실한 글이 나온다.


그렇게 해서 쓰는 글은 어떻게 쓰든 남의 글과 다르게 나온다.

자기만의 글이니까.

그래서 <진짜 자기 글을 쓰면 절대 표절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을 한 작가도 있다. 공감한다.



암튼 그래서... 작가는 그런 사람들이 하는 거다.



사진출처: 구글 검색(http://www.allurekorea.com/2014/03/31/작가의 시대/)





왜 이런 소리를 하냐 하면

작가지망생 카페에서 종종 쓴웃음 나는 글을 보기 때문이다.


소재 좀 주세요

뭐 재미있는 거 없을까요

뭘 써야 할 지 모르겠어요...



물론 저런 질문이나 하소연(?)을 하는 이들은 대부분 어리고

이제 막 작가의 꿈을 가졌을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라 짐작한다.


몰라서 그런다고 봐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저 한 순간의 흥미로

판타지 섞인 웹소설 하나 써서 나도 작가 소리나 한 번 들어볼까

하는 학생일 수도 있다. (20대일 수도 많고...)

내일이면 다른 꿈을 꿀 사람이라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렇지 

않다면... 음, 한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자기가 무엇을 쓰고 싶은지,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먼저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구해라.



나중에 작품과 관련해서 피디들을 만나거나 

자신의 대본을 본 피디와 이야기를 나누면

반드시 이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빈정 상하지 마라. 날보고 뭘 어쩌란 거냐는 피디의 시비조 질문이

아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당신(작가)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를

묻는 거다.

나도 예전에 내 습작을 드라마PD인 친구에게 보여줬을 때

대뜸 저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젠장... 오랜 시간 준비하던 작품이었는데도 그 자리에서

얼른 멋지게 답을 하지 못 하고 버벅거렸다. 아 쪽팔려......


겉으론 별말 안 했지만 그 친구의 속내도 지금 내가 다른

초보망생이들을 보는 시각과 똑같았을 거다. 아, 더 쪽팔려...



물론 즉석에서 대답을 술술 하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니 평소에 생각을 해둬야한다. 


멋지게 대답할 말을 생각하라는 게 아니라, 

내가 쓰고자 하는 작품을 통해 세상에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또 그것을 작가답게 적절히 표현할 수 있도록

먼저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다.


그것은 주제와도 통하는 작가의 의식이겠다. 그런 게 있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게 사는 남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고 싶다면 로코를 쓰면 된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멜로를 쓰면 되고.








여기서 또 중요한 것 하나는 

'쓰라는 것'이다. 쓰라고 했다. 생각만 하지 말고.

뭔가 머릿속에 쓰고 싶은 것만 잔뜩 넣어놓은 채

정작 쓰지 않고 딴짓하는 망생이들이 태반이다.


지금 나처럼... (젠장)


정말 작가가 되고 싶다면, 제대로 된 망생이가 되고 싶다면

써라. 써라 한다.


사법고시 준비하는 고시생이 공부하듯

써야 한다.



꿈을 이루는 것은 

정신노동이 아니라

육체노동이다.






당신은 무엇이 쓰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