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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망생이/초짜망생이 튜토리얼

드라마작가를 꿈꾸는 지망생, 망생이...





아는 사람들은 알고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는 얘기지만


Pick me Pick me를 부르며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 이상으로

많은 것이 드라마작가 지망생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공무원을

꿈꾸는(?) 공시생은 더욱 많을 거다. 모든 분야에 걸친 취준생은

더욱 많을 테니 아예 포함시키지도 말자.


개개인의 모든 사정을 알 순 없지만 여튼 드라마, 영화의 대본과

시나리오를 쓰는 드라마작가, 시나리오작가를 꿈꾸며 드라마작가 지망생,

속칭 망생이의 길로 들어서는 청년, 중년, 노년의 인생들이 많다.




사진출처:중앙시사매거진(http://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2307)


위 링크 기사도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아마 나 말고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 같은)

아마도 망생이일 확률이 높다.


망생이는 작가가 되기를 희망(希望)하는 지망생,

즉 작가지망생의 준말(?)이다. 물론 국립국어원에서 공인된 말은 아니다.


언제부터 쓰였는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하튼 망생(望生)이는

드라마, 영화를 쓰는 드라마작가, 영화작가 지망생들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재미있는 것은 10여 년 전에는 이 단어가 한창 많이 쓰였는데

이제는 딱히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말은 요즘 젊은이들에게선

잘 쓰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단어를 쓰던 망생이들 중 일부는

망생이 꼬리표를 떼고 작가가 되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망생이를

포기하고 다른 진로를 찾아 떠난 것 같다.


'망생이'는 사실 같은 작가지망생들 외에는 쓰지 않는 단어다.

어감도 그렇지만 망생이라는 단어에는 자조적인 뉘앙스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이번 생은 망했다며 '이망생'이라는 단어를

쓰듯 오랜 망생이 생활에 지친 작가지망생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수능 공부하는 수험생 이상으로 망생이 생활도 힘들다.

수험생이야 대부분 학생이라 가정과 학교에서 케어를 받지만

망생이는 그런 게 없다.


최소 20대 초반부터 많게는 중년 망생이도 많다. 

이것은 강력한 관리와 감독을 받는 위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무엇이은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는 어른이기에 

자기가 잘 알아서 하지 못 하면 작가는 커녕 망생이 노릇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가장 쉬운 예로 망생이 노릇에는 교육원과 독학, 두 가지 길이 있다.


공시생은 노량진으로 가면 되듯, 망생이는 여의도로 가면 된다.

여의도에 작가교육원이 있고 거기서 강의를 배울 수 있으니까.


물론 다른 아카데미도 많다. 여의도 말고 다른 동네에. 

여의도라는 건 상징적의 의미겠다.



출처: 구글 검색 / 사진 속 haruharu 소소한 일상 블로그


저 블로거분이 직접 가서 찍은 것 같다. 나도 처음 보는 교... 

아니, 너무 오래 전에 갔던 적이 있어 기억이 안 나는... ;;;





그런데 커리큘럼이 다르다.


창작이라는 분야가 그런 것이겠지만,

학교나 학원처럼 정해진 교재를 가지고 공식을 알려주고 문제를 풀며

실력을 기르는 과정이 아니다. 교육원을 마친다고 바로 국가공인 작가

자격증을 주는 것도 아니다. 작가지망생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육원 졸업 = 작가 데뷔, 이게 아니다...


작가로 인정 받으려면 방송사나 영화사의 공모전에서 당선 되어야 한다.

아무리 주위에서 인정을 받아도 공모 당선이라는 검증된 경력 한 줄이

없으면 방송사나 제작사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다.


드라마대본, 영화시나리오라는 장르의 특성이 그렇다보니 

구구단 암기처럼 누가 봐도 잘 하거나 못 하는 것을 가리기가 힘들다.


물로 아주 가끔 예외는 있지만 그 바늘끝 같은 예외도 그나마

엄청난 필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사진출처: JTBC홈페이지






그래서 교육원을 나오고도(교육원이든 어디든 누군가에게서

돈을 내고 작법을 배웠더라도) 작가가 되지 못하고 망생이 노릇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아 교육원 무용론 같은 주장을 외치는 이도 있다.


이를 알고 독학으로 망생이의 길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다. 나처럼...


물론 교육원이 가고 싶지만 지방에 산다던가, 금전적 부담이나 직장

때문에 할 수 없이 독학을 하는 이들도 많다. 


교육원이든 독학이든 다 장단점이 있다. 어느 길을 택하든

무한한 노력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으면 망생이 노릇은 실패하기

십상이고, 그것은 많은 기회를 놓치게 한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 시간만큼의 인정을 받는다.

기술직을 오래 한 사람은 그 숙련도에 따라 수입을 더 받기 마련이고,

영업직에 오래 있던 사람도 그 능력을 인정받아 스카웃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작가지망생은 아무리 글을 오래 썼어도 알아주지 않는다.


흔히들 하는 말로 망생이렙이 쪼렙이든 만렙이든 간에 공모전 당선

이라는 컷트라인을 넘지 못 했다면 그냥 다 쪼렙으로 간주된다.


망생이노릇을 오래 했다는 것도 자랑이 되지 못한다. 한 마디로 글을

못 쓰기 때문에, 대본을 못쓰기 때문에 작가가 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는 어설픈 흥미와 순간의 호기심으로 드라마작가가 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여러 의미로 안타깝다.


정말 글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쉽지 않은 이 길을 가며 그가 겪을

지난한 시간 때문에 안타깝고, 그냥 잠깐 드라마의 인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다면 그가 헛되이 낭비하기 쉬운 그 시간들이 안타깝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누군가 내게 드라마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면 나는 반문한다.



왜 그런 쓸 데 없는 생각을 했어?(진지한 궁서체...)



드라마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먼저 진심으로 말한다.



드라마는 쓰는 게 아니다. 보는 거다.

그냥 남이 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기만 해라. 그게 최선이다.









ps. 물론 그럼에도 드라마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며 이 블로그를 쓴다. 옛날에 내가 혼

    자서 아둥바둥 시행착오를 겪던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