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싶거나 드라마를 써볼까 하는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첫 번째 소재가 대개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점이다.
그래, 뭐 나라고 별 수 있었겠나? 나도 그랬다.
(게다가 내 첫사랑은 20살 때 하늘나라의 별이 되었다. 이 얼마나 극적인가!)
인터넷에 아주 흔한 사진이라...
요즘 국민 첫사랑...
아주 오래 전, 인터넷인지 어느 작법서인지 본 내용인데
자기가 대본을 썼다고 봐달라고 오는 사람들의 십중팔구가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였단다. 나머지 하나둘은 기구하게(?) 살아온
자기의 삶에 대한 것.
그게 그거지 싶다만, 어쨌든.., 중요한 건 모두 자신의 경험을 썼다는 점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그렇게 써온 것들은 죄다 드라마대본으로 쓸 수 없는 이야기였다는 점이다.
경험자로서 말하자면, 정말 그렇다.
이런 사람들은 모두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가
왜 드라마나 영화감이 아니냐고 격하게 따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우리의 첫사랑은 드라마감이 아니다.
물론 잘 쓰면 되지만 그건 프로작가들의 경우겠지...
사진 출처: 구글 검색(2003년도에 캡쳐한 듯)
2002년 여름 한창 인기 있었던 SBS 드라마 "첫사랑"
조안, 신성우, 조현재가 주인공이었다.
개인적으로 미니시리즈 공부할 때 교과서로 삼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인생드라마다.
고은님 작가 짱!!
첫사랑 경험을 드라마, 영화로 만들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들을 대충 [드라마투르기]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처음 작법서를 볼 때 도무지 잡을 수 없던 개념 중 하나다.
그 다음이 [플롯].
플롯은 플롯이다. PLOT이니까.
배운 사람인 척 훌롯이라고 하면 안 된다. F가 아니다.
드라마투르기와 플롯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게 될 거다.
암튼...
이놈의 첫사랑은 나중에 대본을 좀 쓸 줄 알게 되어도
버리지 못하고 쥐고 있는 사람이 또 태반이다.
입봉을 하게 되어도 이걸로 하겠다는 신인작가들도
많은 걸로 안다.
그런데 실제로 제작에 들어갈 대본을 쓰다 보면 피디들과
트러블도 많다. 없을 수가 없다.
대화와 커뮤니케이션으로 이견을 잘 조율해 가는 수밖에 없다.
사진 출처: 구글 검색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쓴 걸로 알고 있는데
본인 이야기는 아니고 픽션이라 들은 것 같다...
어쨌든 수년 동안 서랍에서 잠자던 시나리오였고
초안에는 한가인이 미용실 주인이었다는데
많은 수정 끝에 완전히 바뀌었다고 한다.
단막극으로 신인작가와 조연출에서 연출로 처음 올라가는 피디가
함께 입봉작을 찍는 게 건전한(?) 통과의례이긴 한데
(요즘은 단막극이 없어 이런 경우가 드물지만)
들리는 말로는 입봉피디들 역시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로
입봉작을 찍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단다. 하하하.
비웃는 게 아니라 사람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첫사랑 이야기를 쓰는 것은 좋다.
어쨌든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일 테니.
문제는 그 이야기를 썼다가 안 된다고 까였을 때,
안 된다고 한 사람을 욕하지는 말자. 나중에 본인도 다른 사람의
첫사랑 이야기 대본을 보고 같은 말을 할 때가 온다.
사진 출처: 사진 속(에스콰이어 화보인가...?)
개인적으로 내 첫사랑과 너무 닮아 슬픈 채서진
사랑은 연필로 쓰~으세요. 드라마로 쓰지 마세요~♬
PS 왜 첫사랑 이야기를 초보지망생들이 쓰면
드라마감이 아닌지 아는 이들은 다 알지만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는 조만간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SAVE THE 망생이 > 초짜망생이 튜토리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생이의 세 번째 증상 - 글로 쓰는 건 뭐든 자신 있다?! (0) | 2018.05.07 |
---|---|
망생이의 두 번째 증상 - 단번에 공모전 당선, 나는 천재?! (0) | 2018.05.04 |
작가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0) | 2017.12.17 |
드라마작가를 꿈꾸는 지망생, 망생이... (0) | 2017.12.15 |